진각종 소의경론 해제 허 일 범 (진각대교수) Ⅰ. 대일경(大日經) 1. 한역과 티베트역

『대비로자나성불신변가지경(大毘盧遮那成佛神變加持經)』은 흔히『대일경(大日經)』이라고 약칭한다. 이 경전은 부퇸에 의한 밀교경전의 분류에서 행탄트라(caryä tantra)에 속하며, 인도 중기밀교의 대표적 경전중의 하나이다. 현재 산스크리트본은 현존하지 않지만 산스크리트 단편이 카마라시라의『수습차제』에 인용되어 있기도 하다. 번역본으로는 9세초에 번역된 티베트역과 8세기초의 한역이 각각 한 종류씩 남아 있다. 『대일경』은 7세기 중반 성립되었고, 내용상『화엄경』,『소실지경』,『금광명경』, 『금강수관정경』등과 그 맥을 같이 하고 있다. 먼저 한역은 7권36품으로 구성되어 있고, 중인도 마가다국의 왕족출신인 선무외(善無畏, çubhakarasiàha, A.D.637~735)와 그의 중국인 제자인 일행(一行, A.D. 683~727)에 의해서 번역되었다. 선무외는 나란다승원(nälandävihära)에 들어가 다르마굽타(dharmagupta)로 부터 밀교의 교의(敎義)를 수학했고, 그 후 문수보살로부터『대일경』의 공양차제법을 전수받은 다음 투카라(tukhära), 티베트(tibet)를 거처 당나라에 도착한 것으로 되어 있다. 입당 후 그는 개원(開元)12년(A.D. 724)에『대일경』을 번역했고, 제자들에게 그 교리와 행법(行法)을 전수했다. 선무외의 제자중에는 신라의 밀교승 현초(玄超)를 비롯하여 불가사의(不可思議), 의림(義林)등이 있다. 이 중에서 불가사의는『대일경』의 제7권 공양차제법에 대한 주석서인『대비로자나공양차제법소』를 남기고 있다. 티베트역은 9세기초 시렌드라보디(silendrabodhi)와 펠첵(dpal brtsegs)이 번역했다. 티베트역은 근본탄트라(rtsa baùi rgyud) 29품(sde rge, rgyud ùbum, tha 151b~229a)과 호마(homa)에 관한 의궤를 설하는 속탄트라(rgyud phyi ma) 7품(sde rge, rgyud ùbum, tha 229a~260a)으로 이루어져 있다. 한역의 제7권에 해당하는 부분은 티베트대장경 논소부(bstan ùgyur)에『大毘盧遮那現等覺所屬供養儀軌 (rnam par snaë mdsad chen po mëon par byaë chub par gtogs paùi mchod paùi cho ga, sde rge tu 116b~132a)』라는 명칭으로 수록되어 있다. 이 의궤는 한역의 7권과는 달리 펠상랍가(dpal bzang rab dgaù)가 저작하였고, 번역자는 파드마카라바르마(padmäkaravarma)와 린첸상포(rin chen bzaë po)로 되어 있다. 현존하고 있는『대일경』에 관한 주석으로는 한문본과 티베트본에 각각 2종씩 있다. 한문 주석본은 선무외의 구술을 일행이 필수한『대일경의석』과『대일경소』가 있고, 제7권의 주석은 신라승 불가사의(不可思議)가 찬술했다. 티베트본은 인도의 학승인 붓다구히야(buddhaguhya, saës rgyas gsoë ba)가 저작한 비로자나현등각탄트라섭의(rnam par snaë mdsad mëon par rdsogs par byaë chub paùi rgyud kyi bsdus paùi don)와 비로자나현등각대탄트라주석(rnam par snaë mdsad mëon par byaë chub paùi rgyud chen poùi ùgrel bçad)을 시렌드라보디(çélendrabodhé), 펠첵(dpal brtsegs rakñita), 숀누펠(gçon nu dpal)이 트베트어로 번역한 것이다. 그 외에도『대일경』과 관련이 있는 의궤에는 한문본으로『섭대의궤』,『광대의궤』등의 의궤류가 별개로 전해지고 있다. 또한 중국에서는 이 두 의궤와 유사한 형태를 취한『현법사의궤』와『청룡사의궤』가 찬술되었다. 그리고 티베트본으로는 겔베외(rgyal baùi ùod)가 저작한『비로자나성취법의궤(rnam par snaë mdsad kyi sgrub paùi thabs kyi cho ga)』가 전해지고 있다.

2. 경전의 특징

『대일경』은 7세기 중반 이전에 성립된 밀교경전과는 달리 세간적인 실지성취뿐만이 아니라 출세간적 성취법까지 제시하고 있다. 즉 대일경은 다라니의 독송이나 존상에 대한 예배의식은 물론 진언과 인계와 관법의 일체화를 통한 삼밀상응의 행법까지도 설하고 있다. 한편 교리체계 확립에는『화엄경』과 중관, 유식, 여래장사상등을 도입하였고, 행의 작법에는『소실지경』,『다라니집경』,『불공견색다라니경』등의 제존작법을 수용하였다. 여기서『대일경』은 교리의 전개를 행법적으로 전개시켜 나간 밀교경전으로 확립된 것이다. 그것은 일반적인 경문의 형태를 취하는「주심품」의 내용과 행법에 필요한 전반적인 작법을 담고 있는「구연품」 이하의 내용을 보면 확실히 알 수 있다. 「주심품」의 경우를 보면 교설의 주체와 청문중이 대일여래와 금강보살들이라는 것 이외에는 일반적인 대승경전의 틀을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있다. 그러나「구연품」이하를 보면 만다라를 등장시켜 그에 관련된 행법을 수립하고 있다. 여기서「구연품」의 경우 신만다라,「전자륜만다라행품」의 경우 구만다라,「비밀만다라품」의 경우 의만다라의 세계를 제시하고, 거기에 도달할 수 있는 삼밀수행법을 나타내고 있다. 그 내용을 보면 지극히 전문적이며, 사자상승에 의하지 않고는 행법을 전개할 수 없도록 되어 있다. 따라서「주심품」 이하의 경우, 밀교적 수행을 해보지 않고는 그 전개를 전혀 알 수 없게 되어 있다. 설령 경문의 흐름을 통하여 내용을 어렴풋이 파악한다고 할지라도 단을 건립하는 방법, 결계하는 방법, 인․진언․관의 삼밀행법을 알지 못하면 단순한 의식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여기서 모든 밀교경전이 그러하듯이『대일경』과 같은 밀교경전은 내용을 이해하는 것보다 행법을 제대로 전수할 수 있는 스승을 만나 행을 전수받는 편이 내용을 이해하고, 실지를 성취하는 지름길이라고 생각된다. 그래서 밀교에는 학습이나 연구가 독립해서 존재할 수 없고, 설법을 통한 교설의 전파가 아니라 행법을 통한 교설의 증득만이 있을 뿐이다. 『대일경』은 매우 복잡한 체계로 되어 있기 때문에 오늘날 까지 전체 7권36품의 구조적 연관성에 대해서 규명되지 않고 있다. 다만「주심품」과 신구의만다라를 설하는「구연품」,「전자륜만다라행품」,「비밀만다라품」은『대일경』의 교리와 수행의 중심을 이룬다. 그 외에 계율을 설하는「수방편학처품」, 공양차제를 설하는 제7권의 5품은『대일경』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대일경』의 내용에 대한 평가는 인도를 비롯한 중국, 한국, 티베트, 일본등지에서 서로 다른 견해를 가지고 있으나 인도밀교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었다. 교리적인 면과 행법적인 면에서『대일경』은 6세기까지 인도의 전반기 밀교를 총괄하는 역할을 하였다. 전반기 밀교경전에서 다라니를 독송, 각종 밀교의례를 집행하는 목적은 주로 제재초복(除災招福)을 위한 현세이익(現世利益)이었다. 여기에 대해서『대일경』은 경전명이 나타내는 바와 같이 경전의 교의와 행법의 목적을 실지성취에 두고 있다. 『대일경』의 전체적인 내용을 보면「주심품」은 경전의 개설적인 측면이 강하고, 「구연품」이하는 행법에 대한 내용으로 일관되어 있다. 즉『대일경』은 일체지지(一切智智)가 무엇인가에 대한 집금강비밀주(執金剛秘密主)의 물음이 전체의 주제가 된다. 여기에 대해서「주심품」은 개설적인 교설의 전개,「구연품」이하는 행법적인 내용을 통하여 증득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그 내용을 요약해 보면 먼저「주심품」에서는 집금강비밀주의 물음에 대해서 “보리심(菩提心)을 인(因), 대비(大悲)를 근본(根本), 방편(方便)을 구경”으로 하며, 나아가서 “보리심이란 있는 그대로의 자심(自心)을 아는 것”이라고 설한다. 이것은『화엄경』이래 전개되어 온 보리심에 관한 불교의 전통적인 사고방식이 계승된 것이다. 또한 60종류로 나뉘어지는 우리들의 세속적인 마음이 본질적으로 공(空)이며, 본성은 청정한 보리(菩提)라고 주장한다. 여기서 보리심은 깨달음으로 향하는 마음일 뿐만이 아니라 보리는 곧 진실심이며, 방편은 실천적인 면을 구경으로 한 것이라는 대승불교의 연장선상에서 교설(敎說)을 전개해간다. 그 외에「수방편학처품」에 설해진 십선도계(十善道戒)도 부정적인 금지보다는 그것을 적극적인 측면에서 의의를 부여하려고 한 면이 강하다. 또한「자륜품」을 비롯한 많은 품에서 반야경의 42자문을 계승해서 50자문을 전개해간다. 이것은 문자를 가지고 부정적인 측면의 공사상(空思想)을 나타내려고 한 것이 아니라 문자를 대일여래의 구체적인 상징으로 간주하려고 한 점에서 종래의 밀교경전에서 발견되지 않는 새로운 면이다. 또한『대일경』은 내용상으로 볼 때 처음부터 통일된 구상아래 편찬된 경전이 아니다. 따라서「구연품」이하에 설해져있는 행법과 만다라에 관한 기술도 각 품별로 서로 다른 경우가 있다. 즉『대일경』은『다라니집경(陀羅尼集經)』,『소실지경(蘇悉地經)』,『소바호동자경(蘇婆呼童子經)』,『금강수관정경(金剛手灌頂經)』,『금강최파다라니(金剛摧破陀羅尼)』,『상선정품(上禪定品)』,『저리삼매야경(底哩三昧耶經)』과 같은 선구경전(先驅經典)들의 내용이 각 품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만다라건립의궤를 보아도 작단법(作壇法)에 관한 기술이 있는가 하면 유가관법(瑜伽觀法)중에 만다라의 제존을 출생하는 의례가 나타나 있다. 『대일경』은 행법(行法)에 관한 기술에서 각 품간에 차이가 있지만 특색있는 부분을 찿아 보면 불부(佛部), 연화부(蓮華部), 금강부(金剛部)의 삼부조직(三部組織)과 종자포치법(種子布置法)이다. 여기서 삼부조직은 만다라의 구성과도 관계가 있다. 『대일경』에 설해져있는 가장 대표적인 종자포치법은 오자엄신관(五字嚴身觀)이다. 이것은 지수화풍공(地水火風空)의 오륜(五輪)에 해당하는 아(a), 바(va), 라(ra), 하(ha), 카(kha)의 다섯종자를 신체의 오처(五處)에 포치하여 대우주인 대일여래와 소우주인 행자가 본질적으로 동일하다는 것은 관법을 통하여 확인하는 것이다. 『대일경』의 설에 의거하여 도화된 만다라를 대비태장생만다라(大悲胎藏生曼茶羅, mahäkaruëä garbhodbhava maëòala)라고 한다. 이것은 중생이 본래 가지고 있는 보리심을 모태(母胎)에 비유하여 나타낸 것이다. 이 만다라의 표현형식은 대(大), 법(法), 삼매야(三昧耶)의 세 종류로 나뉘어지며, 이것은 신구의(身口意)의 삼밀(三密)을 나타낸 것이다.

3. 경전의 구성

『대일경』의 한역과 티베트역사이에는 품별 구성에 차이가 있다. 그것은 한역의 경우 7권36품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반하여 티베트역은 근본탄트라(rtsa baùi rgyud) 29품과 호마(homa)에 관한 의궤를 설하는 속탄트라(rgyud phyi ma) 7품으로 이루어져 있다. 또한 티베트역 근본탄트라에 속하는 품중에서「설본존삼매품」제28,「설무상삼매품」제29,「세출세지송품」제30 (rgyud ùbum, tha 89b~91a)까지는「전자륜만다라행품」의 앞부분에 위치하고 있다. 그리고 티베트역의 속탄트라(rgyud phyi ma)는「적정식재호마의궤설품(寂靜息災護摩儀軌說品)」,「광대행호마의궤설품(廣大行護摩儀軌說品)」,「구소호마설품(鉤召護摩說品)」,「항복행호마의궤설품(降伏行護摩儀軌說品)」,「관자건립관정설품(觀字建立灌頂說品)」,「지송의궤설품(持誦儀軌說品)」,「여래명대만다라가지설품(如來名大曼荼羅加持說品)」의 7품으로 이루어져 있다. 여기서는 한역의 품별구성을 근간으로하여 각 품의 내용을 개설하기로 한다.

1) 입진언주심품(入眞言門住心品)

주심품은 대일경의 서품(序品)에 해당하며, 이 경의 대의(大義)를 총론한 것이다. 먼저 대비로자나여래(大毘盧遮那如來)의 설처(說處)를 여래가지(如來加持)의 광대금강법계궁(廣大金剛法界宮)이라고 설한다. 이 궁전은 석가모니의 주된 설처인 왕사성과 같이 역사적으로 존재하는 곳이 아니다. 그것은 대비로자나여래, 즉 대일여래가 역사적인 인물이 아니며, 현상적이거나 비현상적인 모든 곳에서 신밀(身密), 구밀(口密), 의밀(意密)로써 존재하는 여래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의 설처도 역사성을 가지지 않는 시공을 초월한 곳을 의미한다. 그리고 청문중도 가섭이나 아난과 같은 실존인물이 아니라 허공무구금강(虛空無垢金剛), 허공유보금강(虛空遊步金剛)등의 19집금강(執金剛)이다. 이 품의 주된 내용은 삼구(三句), 팔심(八心), 육십심(六十心), 삼겁(三劫), 육무외(六無畏), 십지(十地), 십유(十喩)등이다.

2) 입만다라구연진언품(入曼茶羅具緣眞言品)

이 품에서는 여래(如來)의 궁극적인 세계를 만다라를 통하여 표상화하고 있다. 여기서는 일체지자(一切智者)인 대일여래가 대비심(大悲心)을 가지고 제불보살을 생하여 수행자의 근기에 맞추어 제도하고 그들을 불보살의 세계로 이끌어 들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따라서 이 품은 사승(師僧)과 제자와 수행도량(만다라)에 관한 내용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먼저 사승에 관해서는 보리심을 생해서 지혜와 자비를 갖추고,반야바라밀을 행하며 3승(三乘)에 통달한 후 진언의 실체와 중생의 마음을 이해, 제불보살을 믿음과 동시에 관정을 받고, 만다라를 이해하고 집착을 떠나야 한다고 설한다. 다음에 제자에 관해서 훌륭한 행자가 되기 위해서는 모든 번뇌를 버리고 깊은 신심을 가지며 항상 타자에게 이익을 줄 수 있는 자이어야 한다고 설한다. 이어서 수행도장에 관해서는 만다라를 건립하는 순서에 대해서 설하는 데 먼저 만다라의 건립장소를 선택하는 법, 결계법(結界法), 수행자의 마음가짐이 강조되고 있다. 여기서 최초로 행해야 할 덕목으로는 대일여래에 대한 관상법이다. 그것은 만다라를 건립하기전에 수행자가 행하는 관상(觀想)법을 의미한다. 즉 대비태장생만다라는 대일여래의 심(心)으로 부터 출현하는 것이기 때문에 수행자는 관상을 통하여 대일여래와 일체가 되고 이어서 자신의 심(心)으로 부터 만다라를 생하게 되는 것이다. 이 상태의 만다라를 관상만다라(觀想曼茶羅)라고 한다. 이와 같이 만다라를 중심으로한 실천수행법이 강조되고 있는 이 품의 내용은 대일경을 밀교경전으로 분류할 수 있게 하는 하나의 기준이 되고 있다.

3) 식장품(息障品)

이 품에서는 수행자가 장애를 극복하는 방법을 설하고 있다. 즉 마음의 제어에 의해서 장애를 극복할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장애의 원인이 되는 것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보리심을 항상 억지( 憶持)해야 한다고 한다. 선무외는 그 방법으로 부동명왕(不動明王)의 인(印)을 결(結)하고, 마음속에 진언의 근본이 되는 아자(阿字)와 수미산을 관상(觀想)하여 일체의 공성(空性)을 체득 하여야 한다고 강조했고, 붓다구히야는 이 부분에 대해서 수행자는 보리심을 배우고,부동명왕신(身)으로 변하여 진언과 인과 만다라를 상응시켜야한다고 주장했다.

4) 보통진언장품(普通眞言藏品)

이 품에서는 다양한 진언을 가지고 행자를 공(空)의 세계로 이끈다. 그리고 이것은 공으로 이끄는 진언이기 때문에 하나 하나의 진언이 각각 널리 통할 수 있고, 또한 아자가 가지는 종자의 덕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에 보통진언장이라고 지칭한다. 이 품에서는 다양한 존격들이 등장하는데 집금강의 무리중에서는 금강수가 상수, 보살의 무리중에서는 보현이 상수가 되어 대일여래로 부터 대비태장생만다라의 청정한 법문을 청문한다. 여기서는 이 품에 등장하는 보살들이 나타낸 진언을 지송하면 무진법계의 대만다라의 체(體)중에 들어 갈 수 있다고 설한다.

5) 세간성취품(世間成就品)

이 품에서는 진언의 실천을 통하여 얻을 수 있는 과(果)의 세계를 설하는 데 그 세부적인 항목으로는 자(字)와 성(聲)과 구(句)를 상응(相應)시키는 것이 강조 되고 있다. 따라서 이 품에서는 실천방법으로 수행자와 본존의 3업(三業), 3밀(三密)을 상응시키는 것과 수행자가 본존이 될 수 있게 하는 요가행이 강조되고 있다. 여기서 선무외는 진언을 나타내는 자(字)는 본질적으로 보리심을 나타내고, 진언의 독송소리는 제법(諸法)의 실상을 표출하는 것이며, 진언의 구(句)는 청정한 자신의 본존을 표현한 것이라고 설했다.

6) 실지출현품(悉地出現品)

이 품에서는 진언의 독송소리가 널리 확산되어 법계에 편만하고 모든 것을 정화한다고 설한다. 즉 진언은 아자에서 시작하여 아자에서 끝나는 것으로 일체공( 一切空)을 체득(體得)하는 지름길이 되며 무소불지(無所不至)인 진언의 본체를 체득할 때 수행자의 마음과 여래의 마음은 하나가 되어 망분별(妄分別)을 떠난 적정(寂靜)의 상태가 된다고 한다. 또한 그 때 수행자는 일체중생의 원망(願望)을 성취시킬 수 있는 출세간의 실지(悉地)를 성취한다고 한다. 붓다구히야는 여기에서 말하는 아자를 보리(菩提),행(行),각(覺),삼마지(三摩地)의 4종으로 분류하였다.

7) 성취실지품(成就悉地品)

이 품은 한역본과 티베트본 사이에 분류상 상이점이 있다. 한역에서는 한품으로 독립되어 있으나 티베트본에서는 「실지를 성취하는 진실광대(眞實廣大)의 장」중에 포함되어 있다. 이 품에서도 진언의 근간은 아자에 있다고 설하며 아자는 모든 세계를 전개시키는 기본이 된다고 한다.

8) 전자륜만다라행품(轉字輪曼茶羅行品)

한역에서 전자륜만다라행품(轉字輪曼茶羅行品)이라는 제명을 가지고 있는 이 품은 티베트역에서 자륜(字輪, yigeùi ùkhor lo)장(章)으로 분류하고 있다. 자륜이라는 의미는 비크라마시라출신의 학승 붓다구히야가 그의 저작 대일경광석에서 지적하고 있는 바와 같이 문자로 나타낸 만다라를 의미한다. 이 품의 요점은 마하비로자나여래가 깨달은 공(空)의 체험을 근간으로 하여 신(身),구(口),의( 意)의 3만다라중에서 구(口 혹은 語)만다라에 대해서 설한 것이다. 이 품의 전체적인 구조를 보면 먼저 대일여래가 전자륜만다라행품을 설하게 된 동기를 설하고 다음에 자륜만다라(字輪曼茶羅)건립의 의의(意義)및 만다라의 건립에 의해서 얻을 수 있는 공덕, 아자(阿字)의 출생과 만다라의 도상법(圖像法),색상이 가지는 의미등에 관해서 설하고 있다.

9) 밀인품(密印品)

이 품에서는 다수의 존명(尊名)을 들고 있으며 그들에 관한 인과 진언에 대해서 설하고 있다. 또한 선무외의 주석에 나타나 있는 바와같이 삼밀(三密)중에서 여래가 가지고 있는 신밀(身密)의 인(印)에 대해서 설한다. 여기서는 밀인(密印)에 대한 내용을 전수 할 때 다음과 같은 몇가지 원칙을 따라야 한다는 규정이 이다. 즉 이 법을 전수받을 수 있는 자는 첫째 관정을 받은 자, 둘째 비밀법을 따를 수 있는 자질을 갖춘 자, 셋째 법에 정진하는 자, 넷째 견고한 서원을 가지고 있는 자,다섯째 사승(師僧)을 공경할 줄 아는 자, 여섯째 은덕에 감사할 줄 아는 자, 일곱째 자신의 욕망을 버리고 청정한 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자 이다. 이것은 비밀법의 상승에서 가장 중시되고 있는 부분으로 사실상 수행자가 아니면 법을 전수받을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10) 자륜품

자륜품은 문자의 전개를 통하여 불보살(佛菩薩)의 세계를 나타내는 내용이 주(主)를 이루고 있다. 이것은 어느면에서 전자륜만다라행품과도 유사성을 띠고 있어 대일경의 주석서들간에 견해의 차이가 발견되기도 한다. 이 품에서는 전자륜만다라행품과는 달리 문자(종자)를 아(a),사(sa),바(va)의 3자를 통하여 불(佛),연(蓮),금(金)의 3부로 분류하고, 아자(阿字)를 근간으로 한 32문자를 설정하여 그 32문자를 단음(短音), 장음(長音)과 비음(鼻音)등으로 나타내 발보리심(發菩提心),수행(修行), 보리(菩提), 열반(涅槃)에 배당하고 있다. 여기서 32자란 아(阿)음이 들어 있는 32개의 문자를 의미하는데 산스크리트의 카(ka)에서 시작하여 크샤(kña)로 끝나는 32개의 문자가 기본이 된다. 이것들은 물론 대일여래의 덕을 나타내는 아(阿)음을 기본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위의 32문자는 어느 형태로 전개되든 항상 대일여래와 연관성을 가지게 된다. 또한 이 품에서는 수행자의 발심(發心)에서 불지(佛地)에 이르기 까지의 단계를 문자를 가지고 체계적으로 설하고 있다.

11) 비밀만다라품(秘密曼茶羅品)

비밀만다라품에서는 대일경에서 설하는 3종의 만다라, 즉 구연품소설의 신(身)만다라(대비태장생만다라), 전자륜품소설의 구(口)만다라(종자만다라)와 더불어 의(意)만다라(삼매야만다라)에 대해서 설하고 있다. 이 품의 내용은 의만다라를 통하여 법계에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있다. 또한 이 만다라가 나타내는 비로자나불의 광대한 세계를 스스로 체득하고 나서 수행자자신이 아자의 주체가 비로자나라는 것을 깨닫게 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그리고 이 품은 어떤 형태로 나타내든 만다라와 수행자의 본체는 지,수,화,풍,공의 5륜(五輪)으로 이루어진 법계탑(法界塔)이라는 것을 강조한다. 즉 상징적 표현방식인 3종 만다라중 삼매야형으로 이루어진 삼매야만다라는 5륜으로 구성되어 있으며,수행자는 관상을 통하여 그것을 체득하고,점점 그 깊이를 더해간다는 것이다. 이어서 이 품에서는 의(意)만다라를 체득하는 방법에 대해서 설하고 있다. 즉 아사리의 자질, 수행자의 마음가짐, 제존(諸尊)에 대한 공양, 내외 2종호마의 중요성, 의만다라(비밀만다라)의 구성등이다.

12) 입비밀만다라법품(入秘密曼茶羅法品)

이 품에서는 수행자가 비밀만다라법에 통달하여 깨달음의 길에 이르는 방편을 설한다. 여기서 아사리는 법을 전수받는 제자에게 이 비밀만다라에 들어 가도록 하여 자문(字門)을 가지고 제자가 지은 업장(業障)을 소멸시키고, 비밀만다라에 들어 가서 행자와 여래가 하나로 되는 삼매야평등(三昧耶平等)을 체득하도록 한다.

13) 입만다라위품(入曼茶羅位品)

이 품은 제자가 입단한 후에 법불평등(法佛平等)의 경지에 안주한 것을 찬탄하는 것이 요지이다. 여기서 만다라위(曼茶羅位)는 의(意)에서 생한 자성청정의 세계를 팔엽연화에 주하는 9존으로 나타낸것을 의미한다.

14) 비밀팔인품(秘密八印品)

수행자가 비밀만다라를 체득하고, 마음에 팔엽의 청정만다라를 나타냈지만 그것이 연속적으로 이어지지 못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없다. 여기서 팔인(八印)의 진언과 인을 나타내서 비밀만다라의 진수를 설한다. 팔인이란 대위덕인(大威德印), 금강불괴인(金剛不壞印), 연화장인(蓮華藏印), 만덕장엄인(萬德莊嚴印), 일체지분생인(一切支分生印), 세존다라니인(世尊陀羅尼印), 여래법주인(如來法住印), 신속지인(迅速持印)을 말한다.

15) 지명금계품(持明禁戒品)

여기서 지명은 여섯단계의 지명을 말하며, 금계는 그 기간내에 지켜야할 계(戒)를 의미한다. 원래 계에는 제계(制戒)와 본성계(本性戒)가 있는데 이 품에서는 보리심을 근간으로하여 전개되어 가는 본성계를 중시한다. 각단계별 지송방법은 다음과 같다. 첫번째 단계에서 출입식을 조절, 금강인을 결하고, 행자는 스스로 아자가 되어 간다고 관상, 행자와 진언과 본존이 하나로 되도록 한다. 두번째 단계에서 수륜(水輪)중에 있다고 관상, 연화인을 결하고 청정한 수륜속으로 융화되어 간다. 세번째 단계에서 화륜(火輪)중에 있다고 관상, 대혜도인(大慧刀印)을 결하고, 일체의 죄장을 소멸해서 화륜속으로 융화되어 간다. 네번째 단계에서 풍륜(風輪)중에 있다고 관상, 전법륜인(傳法輪印)을 결하고, 마음을 모아서 지송, 풍륜속으로 융화되어 간다. 다섯번째 단계에서 금강수륜(金剛水輪), 즉 견고한 보리심과 청정한 마음속에 있다고 관상, 유가를 체험한다. 여섯번째 단계에서 풍화륜(風火輪)을 화합해서 일체의 집착을 떠나고, 정각(正覺)에 들어 간다. 이 품의 주요내용은 바로 오륜행(五輪行)을 견지하도록 하는 지명금계(持明禁戒)이다. 또한 이것은 자리이타의 대승보살도를 실천하는 것이다.

16) 아사리진실지품(阿闍梨眞實智品)

진실지란 아자에서 출생한 지로써 본유의 묘지(妙智)를 의미한다. 이것은 자성청정한 내증진실심(內證眞實心)이다. 이 품에서는 아자(阿者)에서 생한 마음을 아사리의 진실지라고 하며, 아자를 만다라의 진언종자로 간주하고 있다.

17) 포자품(布字品)

이 품에서는 아자로 부터 전개되어 가는 종자들을 몸에 포치해 가는데 대해서 설한다. 먼저 수행자는 자신의 몸을 상중하로 나누어 종자를 포치해간다. 이것은 제불보살의 만덕(萬德)을 자신의 몸에 갖추기 위한 것이다. 또한 수행자가 아자의 정보리심에 주해서 일체의 자문을 몸에 포치하는 것은 그 자신이 법계만다라로 되었음을 의미한다.

18) 수방편학처품(受方便學處品)

여기서 방편은 지혜방편(智慧方便)의 구비, 학처는 계법(戒法)의 학습을 의미한다. 즉 이 품은 지혜의 방편을 갖추고, 계법을 실천해가는데 대해서 설한다. 여기서 먼저 불탈생명계(不奪生命戒), 불여취계(不與取戒), 불사음계(不邪婬戒), 불망어계(不妄語戒)등의 십선업도(十善業道)를 설한다. 이것은 성문승(聲聞乘)의 그것과는 달리 대승을 수행, 일체의 법평등에 들어 가서 지혜방편을 섭수하고, 자타가 제소작(諸所作)을 행하는 것이다.

19) 설백자생품(說百字生品)

이 품에서는 백광편조왕(百光遍照王)으로 불리는 암자(暗字)가 25자내지 100자로 전성되어 가는 과정과 암자백광(暗字百光)의 도화만다라(圖畵曼茶羅)를 설하며, 암자자체를 성불의 요제(要諦)로 본다. 암자는 일체진언의 심(心)으로써 모든 진언종자중에서 가장 수승한 것으로 간주, 이것을 불공교진언(不空敎眞言)이라고도 부른다. 여기서는 시방삼세의 제불이 이 자문을 관함으로써 정각을 이룬 것과 같이 일체의 중생도 보고 느끼는 것이 이와 같아질 때 무상보리의 연을 만난다고 한다.

20) 백자과상응품(百字果相應品)

이 품에서는 도화만다라(圖畵曼茶羅)를 가지고 수행한 결과 삼밀(三密)과 자문(字門)이 상응한 내용에 대해서 설한다. 아자에서 출생한 진실어는 어륜(語輪)이 되어 무량의 세계로 이끈다. 진실어는 일체를 정화시키기 때문에 정각을 이루게 한다. 여기서 마음의 무량함을 알고, 신(身)의 무량함을 알며, 허공계의 무량함을 알 수 있다. 또한 이 품은 여래가 다라니형(陀羅尼形)으로 불사(佛事)를 나타내고, 일체중생앞에서 불사를 베푸시며, 삼삼매야구(三三昧耶句)를 연설하신 것이라고 설한다.

21) 백자위성품(百字位成品)

이 품에서는 백자성취(百字成就)의 상(相)을 나타내고 있다. 이것은 아자의 가지에 의한 것이다. 아자에서 생한 제진언은 원만하게 두루 편만하여 무량의 세계를 각지(覺知)시킨다. 여기서는 의생(意生)의 팔엽연대(八葉蓮臺)에 삼삼매야(三三昧耶)로 안주, 금강미묘(金剛微妙)의 극위(極位)를 증득한다. 이것은 또한 수행자와 비밀만다라가 일체로 되는 것이며, 제진언(諸眞言)의 정신을 체득하는 것이다.

22) 백자성취지송품(百字成就持誦品)

이 품에서는 백광편조왕의 자문에서 지송해야할 법칙에 대해서 설한다. 백자성취지송력(百字成就持誦力)에 의해서 구신(垢身)과 정신(淨身)이 평등해지고, 차별이 없으며, 염심(染心)과 정심(淨心)이 평등해져서 무이가 되는 것을 증득한다. 또한 이것에 의해서 정견(情見)의 암흑을 제거하고, 지혜의 광명을 생해서 시방세계에 편만, 원하는대로 모든 일이 이루어진다.

23) 백자진언법품(百字眞言法品)

일체법의 실상을 개시하는 것은 궁극적으로 아자의 체득에 있다. 따라서 아자는 본존이다. 또한 아자는 본불생불가득공(本不生不可得空)의 제일구(第一句)이다. 단 아자는 상(相)이 있는 것이 아니라 제견(諸見)의 상(相)을 떠나 있다. 본래는 무상(無相)이지만 상을 나타내서 안에서 나온다고 설한다. 아자에서 나오는 소리는 감각적으로 느낄 수 있지만 그 성질은 공이다. 그러므로 진언독송을 듣고, 그 본성이 공함을 깨달았을 때 무량진언의 심오한 뜻을 이해하고, 제법무자성(諸法無自性)의 세계를 체득할 수 있다. 또한 수행자의 마음이 아자와 상응하면 일체의 불법(佛法)을 통달할 수 있다.

24) 설보리성품(說菩提性品)

진언은 허공계에 편만해서 궁극적으로 제법의 무자성을 체득하고, 실지를 성취하도록 한다. 그러므로 일체의 진언이나 자(字)를 출생하는 아자도 일체법에 의지하는 바가 없고, 시간적으로 과거, 현제, 미래를 초월해있다. 또한 아자와 하나로 된 수행자는 삼세와 시방의 시간, 공간적 속박을 초월해있다. 이 품에서는 여기에 진정한 보리가 있다고 설한다.

25) 삼삼매야품(三三昧耶品)

삼삼매야란 심지비(心智悲), 불법승(佛法僧), 법보응(法報應)의 삼평등을 의미한다. 즉 시공의 제한을 초월했을 때 모든 것은 차별이 없는 평등의 세계에 있다. 그것은 처음에 보리심을 일으키고, 두번째 혜(慧)를 발하여 분별을 떠나며, 세번째로 비자재(悲自在)로 전성해서 무연의 관을 가지고 보리심을 발생, 일체의 희론을 떠나서 무상보리(無相菩提)에 주하게 하는 것을 말한다. 여기서 삼삼매야의 세계가 증득된다.

26) 설여래품(說如來品)

대승의 도(道)에는 원래 보살(菩薩), 정각(正覺), 불(佛), 여래(如來)가 있는데 이들은 본래 하나이다. 이 품에서는 이 네가지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먼저 보살이란 여실히 보리심에 안주, 보리(菩提)를 추구하는 존재를 말한다. 정각이란 제법은 공으로써 환상과 같은 것이며, 일체가 모두 이와 같음을 깨달은 존재를 말한다. 불이란 법은 허공의 상과 같이 무이로써 유일한 상이라고 관해서 십지력(十智力)을 성취한 존재를 말한다. 여래란 지혜로써 무명을 물리치고, 자성은 언설을 떠나서 자증의 지혜를 갖춘 자를 말한다. 이것은 모두 아자의 활동이며, 아자의 체험을 나타낸것이다.

27) 세출세호마법품(世出世護摩法品)

이 품에서는 밀교의 의식중에서 빼놓을 수 없는 호마법에 대해서 설하고 있다. 원래 호마(ùoma)라는 것은 불을 이용하여 행하는 종교의식을 말한다. 이것은 리그베다시대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힌두교및 밀교에서 널리 행해지고 있다. 여기서는 먼저 외도(外道)에서 행하는 44종의 호마에 대해서 설한 다음 불교의 호마를 설한다. 특히 이 품에서는 이와 같은 외도의 호마를 설하게 된 동기에 대해서 “세존이 보살행을 행할 때 바라문의 화법(火法)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라고 설한다. 그런데 여기서 열거하고 있는 외도의 호마는 단순히 외도의 것을 소개하기 위한 것이 아니고 불교의 호마와 외도의 호마에 차이가 있다는 것을 설하기 위한 것이었다. 즉 대일경소에 의하면 “외도의 정행위타론(淨行圍陀論)중에 화사법(火事法)이 있고, 대승진언문에도 화법(火法)이 있다” 또한 “불이 이것을 설하는 까닭은 제 외도를 조복시키고 옳고 그릇됨을 분별, 옳바른 호마를 알리려는 마음에서 불(佛)이 스스로 베다의 것을 설했다. 그리고 고 속에서 바른 호마법을 나타냈다”라는 주석을 가하고 있다.

28) 본존삼매품(本尊三昧品)

본존은 자(字), 인(印), 형(形)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이것은 청정한 자기자신을 가리키며, 아자와 상응하여 일여가 된 상태를 말한다. 특히 여기서는 이 세가지를 통하여 비로자나불의 세계에 인도된다는 것을 나타내고 있다. 그리고 이 세가지를 더 상세히 구분하면 자에는 성(聲)과 보리심, 인에는 유형과 무형, 형에는 청정과 비청정의 구별이 있다고 설한다.

29) 설무상삼매품(說無相三昧品)

이 품에서 설하는 유상삼매를 초월한 무상삼매는 흔히 말하는 무상적정(無相寂靜)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자성청정한 원명법체(圓明法體)를 가리킨다. 즉 유상을 떠난 무상이 아니라 불가사의한 상이 실재하고 있음을 인정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 삼매에 들어 가는 것은 세간이 그대로 무상이며, 거기에 여래소설의 진실어가 항상 존재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즉 진언이나 인, 그리고 존형도 그대로 무상의 영원한 진리로써 나타난다고 설하는 것이다.

30) 세출세지송품(世出世持誦品)

여기서 세간의 지송이란 세간의 복락과 장수등을 얻으로고 하는 수법을 가리키며, 출세간의 지송은 번뇌와 망상을 끊어 버리고 불과를 얻으려고 하는 것이다. 그리고 지송은 행자의 마음을 본존에 전념토록 하여 본존의 서원을 나타내는 진언을 독송한다는 의미이다. 그리고 본존의 진언을 지송할 때에는 심의염송(心意念誦)과 출입식염송(出入息念誦)의 두 가지가 있다. 이 품은 티베트역의 경우 세출세호마법품의 다음에 설해져있다.

31) 촉루품(囑累品)

이 품은 교법의 전수에 대해서 설한다. 먼저 아사리는 자신의 제자이외의 다른 사람에게 전수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강조한다. 만약 다른 사람에게 전수할 경우에는 그 사람의 근성(根性)을 반드시 알아야한다고 설한다. 이것은 법맥을 오래도록 상승시키기 위한 뜻이 담겨 있다. 그리고 비밀법을 전수하는데에는 인(人)과 시(時), 그리고 처(處)를 엄격히 가린다. 만의 하나라도 아사리가 이 규정을 어기면 자신에게 재앙이 미친다고 경고한다.

32)공양염송삼매야법문진언행학처품(供養念誦三昧耶法門眞言行學處品)

이 품에서는 수행자가 간직해야 할 자세에 대해서 설한다. 첫째로 수행자는 자타의 이익과 최상의 실지(悉地)를 성취하기 위해서 청정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 만약 외도(外道)의 법을 행하고, 분노하는 마음을 일으킨다면 실지를 얻을 수 없다. 중생에게 이익을 베풀기 이해서는 자비와 환희심(歡喜心)과 사심(捨心)을 가져야 한다. 또한 중생을 위하여 법(法), 재(財), 무외시(無畏施)를 적절히 베풀어야 한다. 둘째 스승을 공경해야 한다. 공양차제법에서는 스승에 대해서 “석존이나 친구, 친족과 같이 간주하여야 하며, 불경(不敬)을 범하거나 모함하지 말아야 된다”고 설한다. 그것은 수행자는 관정을 통하여 모든 법을 전수 받을 수 있고, 수행기간중 어느 누구보다도 존귀한 존재이기 때문일 것이다. 셋째 술은 일체의 의리(義理)를 파괴하는 것이며, 불선(不善)의 근(根)으로 간주하고 있다. 네째 수행장소는 일체의 안락(安樂)을 생할 수 있는 곳이라면 산이나 동굴, 어디든지 좋다고 한다.

33)증익수호청정행품(增益守護淸淨行品)

이 품은 두 부분으로 나누어 생각할 수 있다. 먼저 앞 부분의 서(序)에서 회향진언방편문(廻向眞言方便門)까지는 수행자가 단(壇)을 건립하고, 참회를 하며, 불보살에게 귀의하여 불의 세계에 들어 가는 의식을 설한다. 그리고 뒷 부분의 입불삼매야법문(入佛三昧耶法門)에서 무감인대호명문(無堪忍大護明門)까지는 수행자 자신이 불의 세계에 들어 가 불보살로 부터 가피를 입고, 증익을 성취한 후, 그 자신이 불보살의 입장에서 중생들에게 증익을 베푸는 내용을 설한다. 이것은 비로자나에 대한 공양차제를 통하여 불보살을 초청, 제법을 전수받은 후, 스스로가 불보살과 같이 활동하는 것으로 밀교수행차제의 하나인 생기(生起), 구경(究竟)차제의 내용을 동시에 내포하고 있다. 즉 수행자의 입장에서 불의 세계를 향하여 정진하는 생기차제와 불의 입장에서 수행자의 세계에 들어 가는 구경차제를 동시에 나타낸 것이다.

34) 공양의식품(供養儀式品)

이 품에서는 의식을 행할 단(壇)이 완성되고 수행자의 마음가짐이 청정해졌을 때 본존을 초청하는 의식을 설한다. 원래 공양이란 말은 불법승 3보나 죽은 사람에 대하여 공경하는 마음을 가지고 음식물과 같은 공물(供物)을 바치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초기불교에서는 의복, 음식, 침구, 약을 바치는 사사공양(四事供養)이 행해졌고, 대승불교에서는 경론에 따라서 차이가 있으나 법화경의 경우 향, 화, 의복등의 10종공양을 설한다. 또한 십지경에서는 이양(利養), 공경, 행(行)의 3종공양을 설하고 있다. 여기서 외공양(外供養), 행공양(行供養), 이공양(理供養)의 셋으로 나누고 있다. 불가사의(不可思議)는 소에서 외공양이란 향(香), 화(華), 음식등을 준비하고 도량을 장엄하는 것, 행공양은 예배하고, 계를 지키는 것, 이공양은 흔들리지 않는 마음을 가지고 불보살만을 생각하며, 의식을 행하는 것이라고 설한다. 이 중에서 외공양과 행공양은 이공양에 들어 가지 앞서 행하는 의식으로 흔히 사공양(事供養)이라고 한다. 이공양은 인을 결하고 진언을 독송하며, 본존을 관상(觀想)하는 신구의(身口意)공양을 말한다. 이것은 내공양(內供養)이라고도 한다.

35) 지송법칙품(持誦法則品)

이 품의 구성은 유상염송문(有相念誦門), 무상염송문(無相念誦門), 본존삼매수식문(本尊三昧隨息門), 대일삼매속득문(大日三昧速得門), 비밀사업가해문(秘密事業可解門)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유상염송문에서는 본존의 관상법에 대해서 설한다. 즉 수행자는 가슴의 중앙에 달(月)의 모습을 떠 올린다음 그 속에 문자를 관해서 마음이 청정해질 때까지 염송해야 한다고 설한다. 그리고 무상염송문에서는 수행자의 관상에 의해서 떠올린 본존에 대하여 인을 결하고 진언을 독송하면서 색, 표치, 형상등과 상응하여 수행자와 본존이 구별없이 되는 삼마지(三摩地)의 상태에 이르는 길을 설한다. 그 예로써 변자성신문과 본존삼매수식문을 설한다. 변자성신문에서는 문자를 변성(變成)시켜 형상을 관상해 가는 방법인데 이 관상방법에는 불관행(佛觀行)의 법칙과 보리심의 법칙이 있다고 한다. 그리고 이 품의 말미에 있는 비밀사업가해문에서는 진언종자의 구성을 통하여 나타낸 조복, 식재, 증익에 대해서 설한다. 이 3종 의궤를 행할 때 단의 형태는 삼각, 사각, 원형이다. 이와 같이 지송법칙품에서는 종자의 관상법을 비롯하여 종자의 5처포치법, 진언종자를 통한 3종법의 실현과 단의 형태등에 대해서 설하고 있다.

36) 진언사업품(眞言事業品)

진언사업품은 비로자나공양차제법의 마지막품이자 경전의 끝 부분에 해당한다. 여기서는 비로자나에 대한 공양을 마치는 회향의식에 대해서 설하고 있다. 먼저 수행자는 자신이 지금까지 행해온 모든 의식을 통하여 금강살타의 신(身)을 획득했다고 관상하고, 무변의 공덕을 갖추고 계시는 세존과 무여의 유정들을 구제하시는 보살들을 사념하고 공양해야 한다고 한다. 이것은 불보살들의 가지력에 의하여 가피를 입은 수행자는 불보살의 공덕을 찬탄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품에서는 그 외에도 각종 회향의식을 설한다. 이상 한역의 7권36품중에서 6권제31품이하는 공양차제법이며, 이 공양차제법은 티베트역에서 의궤로 독립되어 있다. 그리고 티베트역의 속탄트라는 한역 6권 말미의 「세출세지송품」과「촉루품」의 연장선상에서 생각할 수 있는 부분이다. 즉『대일경』의 한역과 티베트역 사이에는 약100여년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한역의 경우, 경전이 성립되고 있는 과정중에 전래되어 번역되었고, 티베트역의 경우, 호마수법의 구체적인 내용까지도 포함한 완성단계의 경전이 전래되어 번역되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대일경』의 전체적인 내용을 파악하려면 한역과 티베트역을 동시에 학습해야한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Ⅱ. 금강정경(金剛頂經) 1. 경전의 성립

흔히『금강정경』이라고 하면『최회금강정경((sarva tathägata tattvasaàgraha näma mahäyäna sutra)』을 일컫는다. 이 경전의 유래에 대해서는 금강지삼장(金剛智三藏)이 구술하고, 불공삼장(不空三藏)이 필사한『금강정경유가비밀심지법문의결(金剛頂經瑜伽秘密心地法門義訣)』에 다음과 같이 기술되어 있다. 이 경에 백천송(百千頌)의 광본(廣本)이 있는데 이것은 제불대보살(諸佛大菩薩)등의 깊고 깊은 비밀의 세계로써 일찌기 성문이나 연각, 인천(人天)등이 문지(聞持)한 바 없다. 금강지삼장(金剛智三藏)에 의하면 이 경의 크기는 침상과 같고, 두께가 사십오척으로 그 속에는 무량(無量)한 게송(偈頌)이 들어 있으며, 불멸후(佛滅後) 수백년간 남천축철탑(南天竺界鐵塔)안에 보관, 철문을 닫고, 열쇄로 탑안을 봉인했었는데 천축국의 불법(佛法)이 점점 쇠퇴해졌을 때 용맹보살(勇猛菩薩)이 나타나서 처음으로 비로자나불의 진언을 지송했다고 한다. 그 때 비로자나불은 자신의 몸을 나타내서 많은 변화신을 현현, 허공중에서 법문및 문자로 게송의 장구(章句)를 교설했고, 그것을 옮겨 적자마자 비로자나불은 사라졌다. 이것이 지금의『비로자나염송법요제일권(毘盧遮那念誦法要一卷)』이다. 그 때 그 대덕(大德)은 지송성취, 그 탑을 열기를 원했고, 7일간 탑을 돌면서 염송, 백개자(白芥子) 칠입(七粒)을 가지고 그 탑문을 두드리자 곧 바로 열렸다고 한다. 탑안의 신(神)들이 일시에 성내며 들어 가지 못하게 했는데 탑안을 들여다 보니 향등광명(香燈光明)이 일장이장(一丈二丈), 화보개(華寶蓋)가 안에 가득차 있었다. 그 대덕은 지심으로 참회하고, 대서원을 발하여 후에 그 탑속에 들어 갈 수 있었으며, 거기에 들어 가자 그 탑은 닫혔다고 한다. 몇일 지나서 그 경의 광본을 한 번 송하고, 잠시 지나서 제불보살의 지수(指授)를 받은 다음, 기록해서 잊어 버리지 않도록 했으며, 다음에 탑을 나와서 탑문을 다시 닫았는데 그 때 서사(書寫)해서 기록한 법이 백천송(百千頌)이라고 한다. 이 백천송은 남천철탑내의 무량송중의 약본이고, 십만송의 광본은 이 경을 가르키는 것이다. 앞의 내용은 어느 면에서 황당무개한 것으로 받아 들여질 수 있으나 후기대승불교, 특히 밀교계 경전의 특성상, 이와 같은 신비성을 가지게 되었다고 생각된다. 또한 현재에는 남천축철탑에 대해서 아마라바티대탑이라는 설도 제기되고 있어『금강정경』의 남인도 성립설및 그 전설은 신빙성을 더해가고 있다. 『금강정경』은 발전형태의 것과 완성형태의 두 종류로 나눌 수 있다. 그 중에서 기본이 되는 것은『진실섭경(眞實攝經)』인데『금강정경』계통의 경전은 많은 종류가 있기 때문에 넓은 의미에서『금강정경』이라고 하면『금강정경』계통의 경전 전체를 포함한다. 역사적으로『금강정경』은 남인도의 나가보디(nägabodhi)로부터 전승되어 금강지(金剛智, vajrabodhi, 669~741)가 전수받았고, 719년 당나라에 들어 와서 불공과 신라의 혜초에게 금강정경계통의 법을 전수했다.

2. 경전의 구성

『금강정경』은『대일경』보다 약간 늦은 7세기 후반에 최초로 성립되었고,『화엄경』,『금광명경』,『이취경』,『대일경』이 그 경전의 성립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그 후 오랜 기간에 걸처서 18회(會)가 순차적으로 완성되어 그 양은 매우 방대하다. 따라서 이 18회의『금강정경』은 초기부터 최후기에 성립된 것까지 그 맥은 같이 하면서도 각각 별개의 경전으로 독립되어 있다. 불공삼장이 번역한『금강정경유가십팔회지귀(金剛頂經瑜伽十八會指歸)』에는 이들 18회에 대한 명칭이 수록되어 있다. 이것은 불공삼장(不空三藏)에 의해서 번역된 것으로『금강정경』의 전체적인 내용을 파악하는데 매우 중요한 문헌이다. 현재 18회에 이르는『금강정경』의 완본은 현존하지 않고, 단편적으로 한 회(會), 한 회가 정리되고 있는데 이것도 본서의 내용에 의거한 것이다. 여기서 18회 전체에 대해서 초회는 일체여래진실섭교왕회(一切如來眞實攝敎王會), 2회는 일체여래비밀주유가회(一切如來秘密主瑜伽會), 3회는 일체교집유가회(一切敎集瑜伽會), 4회는 항삼세금강유가회(降三世金剛瑜伽會), 5회는 세간출세간금강유가회(世間出世間金剛瑜伽會), 6회는 대락불공삼매야진실유가회(大樂不空金剛三昧耶瑜伽會), 7회는 보현유가회(普賢瑜伽會), 8회는 승초유가회(勝初瑜伽會), 9회는 일체불집회라길니계망유가회(一切佛集會拏吉尼瑜伽會), 10회는 대삼매야유가회(大三昧耶瑜伽會), 11회는 대승현증유가회(大乘現證瑜伽會), 12회는 삼매야최승유가회(三昧耶最勝瑜伽會), 13회는 대삼매야진실유가회(大三昧耶眞實瑜伽會), 14회는 여래삼매야진실유가회(如來三昧耶眞實瑜伽會), 15회는 비밀집회유가회(秘密集會瑜伽會), 16회는 무이평등유가회(無二平等瑜伽會), 17회는 여허공유가회(如虛空瑜伽會), 18회는 금강보관유가회(金剛寶冠瑜伽會)라고 설한다. 그리고 각회의 품별 내용이나 만다라의 종류및 설처(說處)등에 대해서 간략하게 설명한 것이 본서의 골자이다. 그러나 일반적으로『금강정경』이라고 하면『초회금강정경』인『금강정대교왕경』을 가리킨다. 나아가서 좁은 의미에서는 불공(不空)이 번역한『3권교왕경』도『금강정경』에 포함된다. 현재『초회금강정경』은 산스크리트원본이 남아 있다. 한역으로는 10세기 후반 시호(施護)가 번역한『금강정대교왕경』30권이『초회금강정경』의 완역으로 남아 있으며, 8세기 중반 불공이 번역한『3권교왕경』은『초회금강정경』중에서『금강계대만다라광대의궤』의 일부이다. 그 외에도『금강정경』계통의 의궤류에는『금강정유가략출염송경』,『금강정경유가수습비로자나삼마지법』,『금강정경문수사리보살오자심다라니』등이 현존하고 있다. 티베트역으로는 10세기 초 슈라다카라바르마(çraddhäkaravarma)와 린첸상포(rin chen bzaë po)가 번역한『초회금강정경』이 전해지고 있다. 또한 주석서에는 샤캬미트라와 아난다가르바가 찬술한『금강정경석(釋)』과『진실작명(眞實作明)』등이 있다.

3. 경전의 내용

『금강정경』도『대일경』과 마찬가지로 일반대승불교의 경전과 전혀 다른 양상을 띠고 있다.『초회금강정경』의 경우 전체의 품이 만다라를 중심으로 한 수법체계로 일관되고 있다. 제1장인「금강계품」에 6종류, 제2장인「항삼세품」에 10종류, 제3장인「편조복품」에 6종류, 제4장인「일체의성취품」에 6종류의 만다라가 설해져있다. 그리고 이들 만다라는 각각 대만다라, 삼매야만다라, 법만다라, 갈마만다라가 있으며, 그것을 축약한 사인(四印)만다라, 일인(一印만다라등이 설해져 있다. 따라서『초회금강정경』에는 60여종의 만다라가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그 성격에 따라서 분류하면 비로자나불이 중생을 제도하기 위해서 정법륜신인 보살을 나타낸 최상살타만다라, 교령륜신을 나타낸 금강미묘만다라, 37존의 상호공양 활동을 나타낸 금강사업만다라, 금강계에 편입하는 선정상(禪定相)을 나타낸 금강미묘만다라, 4불가지에 의한 사지인(四智印)을 나타낸 최상사인만다라등이 있다. 여기서 금강계대만다라에 대해서 설하는 광대의궤를 보면 37존만다라를 중심으로 한 수법체계가 주요내용이다. 이 의궤의 초반부의 대만다라를 설하는 부분에서는 제자에게 관정을 내리기 위한 작단법과 제자를 만다라로 인도하는 방법, 입단작법과 만다라의 세계와 합일하는 방법을 설한다. 그리고 가지세계의 현현시키기 위한 입아아입관(入我我入觀)과 오상성신관(五相成身觀)을 설한다. 나아가서 법만다라, 삼매야만다라, 갈마만다라 등을 설하여 내용상으로는 사만다라(四曼荼羅)의 세계를 나타내고 있다. 『금강정경』은 산스크리트 원문을 비롯하여 티베트본, 한역본등 5종류가 현존하고 있다. 먼저 산스크리트본의 경우, 인연분, 근본탄트라, 속탄트라, 유통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여기서 현존 근본탄트라는 150엽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후기 굽타문자로 보이는 문자체의 패엽(貝葉)에 기록되어 있고, 9세기경 쓰여진 것으로 여겨진다. 그리고 구성은「금강계품」,「항삼세품」,「편조복품」,「일체의성취품」으로 나뉘어 그 속에는 22장을 가지고 있다. 각 품은 공통적으로 6종류의 만다라와 거기에 제자를 인도, 관정하는 의궤및 사인(四印)등에 대해서 설한다. 또한 그 외에「금강계품」제1장에서는 오상성신관,「항삼세품」제1장에서는 금강수에 의한 제천의 항복에 대해서 다루고 있다. 또한 이 품에서는 육만다라(六曼茶羅)외에 4종류의 교칙만다라(敎勅曼茶羅)에 대해서 설하고 있다. 속탄트라는 3장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차례로 대만다라, 삼매야만다라, 법만다라, 갈마만다라에 대해서 설하고 있다. 또한 이 탄트라는 수습(修習)보다 외적인 소작(所作)을 좋아하는 유정을 위해서 설한 것이다. 티베트역은 슈라다카라바르마와 린첸상포가 번역했다고 전해지는 판본이 티베트대장경에 수록되어 있다. 내용적으로는 현존하고 있는 산스크리트본과 일치한다. 3종류의 한역중 송나라때 시호가 번역한『일체여래진실섭대승현증삼매대교왕경(一切如來眞實攝大乘現證三昧大敎王經)』은 산스크리트, 티베트본과 거의 일치하고 있다. 그리고 당나라때 불공이 번역한『금강정일체여래진실섭대승현증대교왕경(金剛頂一切如來眞實攝大乘現證大敎王經)』은「금강계품」제1장에 해당하는 부분만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다른 종류와도 대응하는 부분에서 거의 일치하고 있다. 그러나 불공역, 혹은 그의 찬술(撰述)로 일컬어지는『금강정경유가십팔회지귀』에서 4대품에 대한 설명이 상세히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그가 청래한 산스크리트본도 1장만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근본탄트라 전체에 해당하는 부분이 있었다고 생각된다. 나아가서 당나라때 금강지가 번역한『금강정유가약출염송경(金剛頂瑜伽中略出念誦經)』은『금강정경』에 따른 유가관법(瑜伽觀法)이나 관정(灌頂)등을 실수(實修)할 때 쓰기 위한 지침서로써 정리된 경전이다. 이것은 경전이라기 보다도 의궤에 가깝다. 내용적으로는 금강계품에 해당하지만 여기서 다루는 만다라가 6종류가 아니라 3종류인 반면, 관정에 대해서 설하는 부분과 같이 다른 종류에서는 발견되지 않는 것들이 상세하게 기술되어 있는 곳도 있다. 또한 그 명칭이 나타내는 바와 같이 단순이『금강정경』의 약출본(略出本)이라고 생각하기는 어렵다. 그런데 앞 부분을 보면 이것이 백천송금강정대유가교중(百千頌金剛頂大瑜伽敎中)에서 약출된 것이라는 뜻을 밝히고,『18회지귀』에 18회 십만송으로 이루어진『금강정경』이 존재했으며,『진실섭경』은 그것의 초회(初會)에 해당한다고 설한다. 그러나 현재로써는 불공(不空)시대에 18회의 독립된 경전이 완성형태로 존재했고, 그와 같은 구성을 가지고 있다는 데 대해서 가능성만으로 남아 있을 뿐, 10만송 광본의 존재도 전설의 영역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현존하고 있는『금강정경』중에서 가장 많은 내용이 담겨 있는『일체여래진실섭대승현증삼매대교왕경(一切如來眞實攝大乘現證三昧大敎王經)』은 흔히 30권본『초회금강정경』이라고 한다. 이 경은 크게 나누어 의궤분과 교리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 중에서 의궤분은 금강계만다라의 세계를 체득하기 위한 관상법(觀想法)과 실수법(實修法)을 나타낸 것으로 이 경전의 핵심을 이루고 있다. 의궤분은 다시「금강계품」,「항삼세품」,「편조복품」,「일체의성취품」의 4품으로 나뉜다. 각 품의 전체적인 구성을 보면 전체를 종합한 대만다라(大曼茶羅), 여래의 진수인 대비(大悲)를 발현시키는데 있다고 하여 그것을 상징적으로 나타낸 삼매야만다라(三昧耶曼茶羅), 여래의 세계는 대지(大智)에 의해서 열린다고 하여 그것을 상징적으로 나타낸 미세지만다라(微細智曼茶羅), 이것은 흔히 법만다라(法曼茶羅)라고 한다. 그리고 여래의 세계는 대비(大悲)와 대지(大智)로 감추어진 공양에 있다고 하여 그것을 나타낸 사업(事業), 즉 갈마만다라(羯磨曼茶羅)의 4종 만다라를 중심으로 하여 그 네 종류의 만다라를 종합한 사인만다라(四印曼茶羅), 나아가서 이것을 하나의 존격으로 종합한 일인만다라(一印曼茶羅)의 6종만다라를 하나의 체계로 설하고 있다. 그리고「항삼세품(降三世品)」에서는 네 종류의 교칙만다라에 대해서 설하고 있기 때문에 의궤분중에서는 28종류의 만다라가 각도를 달리하여 설해져 있는 것이다. 그러나 가장 근본적인 것은「금강계품(金剛界品)」중의 금강계대만다라(金剛界大曼茶羅)이다. 여기서 금강계품중의 금강계대만다라장의 구성을 개괄해 보기로 한다. 먼저 금강계만다라37존을 관상(觀想), 그 중심이 되는 비로자나(毘盧遮那), 아축(阿閦), 보생(寶生), 무량수(無量壽), 불공성취(不空成就)의 다섯 존은 오부(五部), 오지(五智)를 나타낸다. 이 세계를 체득하는 것은 오상성신관이라고 하는 관법에 의해서 이루어진다. 나아가서 구체적인 관상법이 37존의 유가법에 의해서 나타난다. 다음에 만다라의 화법이 설해지고, 입단관정(入壇灌頂)의 작법을 설한다. 그리고 만다라의 세계를 체득한 자는 실지를 성취할 수 있다고 하여 5종류의 인지(印智)를 나타내고 있다. 다음에 만다라의 세계를 여실하게 체득하기 위한 사종인(四種印)의 실천법을 설한다. 그것은 먼저 존상(尊像)의 전체상을 파악해 가는 대인(大印), 제존의 내적인 본성은 보리심에 있고, 두 손을 금강박(金剛縛)으로 하고, 월륜(月輪)을 근간으로 하여 여러가지 인을 결하는 삼매야인, 제존의 진실어(眞實語)를 지송해서 진실세계를 증득하는 법인(法印), 제존의 활동을 자신의 것으로 하기 위하여 두 손을 금강권(金剛拳)으로 해서 여러가지 인을 결하고, 제존의 행동에 접근해 가는 갈마인(羯磨印)이다. 이것이 대삼법갈(大三法羯)의 4종인이다. 그리고 다음에 해인(解印)등의 작법을 나타내서 제1장을 끝낸다. 이상의 구성내용은「금강계품」의 만다라장 이하,「일체의성취품」의 각 장에 이르기 까지 같은 내용으로 전개된다. 단지 여기서 혼동하지 말아야 할 것은 각품에 통칭, 대삼법갈의 4종만다라가 있다는 것과, 실수법으로써의 대삼법갈의 4종인이 있다는 것이다. 전자는 만다라의 성격을 전체, 대비, 대지, 공양실천의 입장에서 나타낸데 대하여 후자는 전체상(全體像)의 파악과 더불어 신구의의 실수를 통하여 각각의 만다라세계를 증득해가는 실천방법을 제시한 것이다. 그러면「항삼세품(降三世品)」의 기본정신은 무엇인가에 대해서 알아보기로 한다. 「항삼세품」은 세존의 가르침에 상반되는 자아심을 항복시키는데 금강분노의 활동을 나타내서 금강계의 세계를 증득시키는 것을 설한다. 여기서 대자재천(大自在天)을 비롯하여 오류제천(五類諸天)을 가지고, 근본번뇌와 거기에서 발생하는 여러가지 번뇌의 활동을 나타내 대자재천및 오류제천을 항복, 만다라에 편입시키는데 대해서 설한다. 그것은 근본번뇌의 주체인 인간존재가 일전(一轉)해서 법신대일(法身大日)의 세계에 재생하는 것을 상징적으로 나타낸 것이다. 이 항삼세품도 앞의 금강계품과 마찬가지로 분노의 대만다라, 분노속에 감추어진 대비(大悲)의 만다라, 분노미세지(忿怒微細智)의 만다라, 분노공양의 만다라와 그것을 통합하는 사인(四印), 일인(一印)의 6종만다라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다음에 4종류의 교칙만다라가 나타나 있는데 그것은 항복된 대자재천및 오류제천이 만다라의 주요존에 편입되어, 각존은 대일여래를 중심으로해서 전개되는 금강계 만다라이다. 「편조복품(遍調伏品)」은 세계의 본성인 모든 청정한 것을 체득시키기 위해서 연화부(蓮華部)의 조복(調伏)활동을 나타낸다. 또한 일체번뇌를 조절, 인간생활의 근본인 번뇌를 위대한 종교적 생명으로 고양시켜 가는 것을 다양한 각도에서 나타낸다. 「일체의성취품(一切義成就品)」은「항삼세품」의 근본번뇌의 항복과 만다라의 재생, 편조복품의 번뇌조절과 청정세계의 개시, 그리고 대생명의 소생은 당연히 인간본성을 시현시켜 가는 것이라고 설한다. 여기서 풍부한 인간본성의 입장에서 금강계만다라를 보려고 하고, 앞의 품과 마찬가지로 대삼법갈과 육종만다라에 대해서 설한다. 이상에서와 같이「금강계품」은 금강계의 전체적, 보편적인 특성을 나타낸데 대하여「항삼세품」은 번뇌항복과 재생부활의 입장,「편조복품」은 일체의 정화와 대생명의 부여,「일체의성취품」은 하나의 보주가 현시되어 가는 입장을 설한 것이다. 그러므로 각 품은 각각 연관성이 있음과 동시에 대삼법갈과 육종만다라의 관계도 각각 관련을 가지게 된다. 따라서 각품에 나타난 만다라관상(曼茶羅觀想)의 진언문(眞言門)이나 각 만다라의 세계를 증득해서 얻은 실지성취의 관상인언(觀想印言)등은 모두 상호 연관성을 가지고 있다. 전체의『금강정경』중에서『금강정일체여래진실섭대승현증대교왕경(金剛頂一切如來眞實攝大乘現證大敎王經)』은 불공삼장(不空三藏)이 번역한 것으로『금강정경』초회 4품중에서 그 일부인「금강계품(金剛界品)」에 해당하며, 금번 CD제작에 수록된 내용이다. 처음에 비로자나불에게 귀명하며, 그 존이 구유한 삼십칠지신(三十七智身)의 덕을 찬탄한다. 그리고 그 수승한 교법을 전수받기 위해서 관정을 받고, 보리심을 버리지 않으며, 아사리를 존경, 아사리로부터 전교관정(傳敎灌頂)을 받아야한다고 설한다. 또한 치목(齒木), 도향(塗香), 식사작법(食事作法)을 엄수, 몸과 마음을 정화하며, 람자를 관해서 내외의 구(垢)를 제거해야 한다고 설한다. 다음에 만다라를 건립하기 위한 땅을 선택, 제존에게 향화(香華), 등명(燈明), 도향(塗香), 음식등을 공양하고, 만다라에 입단할 때는 보현, 걸을 때 연화를 밟는다고 관상하며, 일체를 정화, 수법에 들어갈 마음가짐에 대해서 설한다. 다음에 진언, 인등에 대해서 설한다. 이어서 오상성신관(五相成身觀), 오불계만(五佛繫鬘), 사바라밀진언(四波羅蜜眞言), 십육대보살(十六大菩薩), 팔공양(八供養), 사섭(四攝)의 진언과 현겁십육존(賢劫十六尊)의 존명과 진언등에 대해서 설한다. 이 경의 요점은 만다라를 통하여 불의 위신력인 우주의 활동을 연역적으로 나타낸 것이다.

Ⅲ. 대승장엄보왕경(大乘莊嚴寶王經) 1. 한역과 티베트역

『대승장엄보왕경 (ⓢ ärya karaëòabyuha näma mahäyäna sütra, ⓣ ùphags pa za ma tog bkod pa çes bya ba thag pa chen poùi mdo)』은 한역(대정.20, No.1050)과 티베트역(東北. No.116)이 현존하고 있다. 그 중에서 한역은 중인도의 야란타라국 밀림사(密林寺)출신으로 980년 송나라에 들어 온 천식재(天息災)가 982년에 번역한 것이다. 그리고 티베트역은 지나미트라(jinamitra)와 다나시라(dänaçéla)와 예셰데(ye çes sde)가 번역한 것으로 되어 있다. 그러나 현재 티베트역 번역연대에 대해서는 정확한 기록이 없다. 다만 번역자들이 활동하던 시기가 렐파첸(lal pa can)왕의 즉위년간이기 때문에 아마도 이 경전은 800년대 초 이전 티베트어로 번역된 것으로 여겨진다. 나아가서 한역본이나 티베트역본 이전의 산스크리트 원본이 존재하지 않는 현시점에서 한역과 티베트역간의 관계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은 적어도 한역과 티베트역은 별개의 저본으로부터 번역되었다는 것이다. 그것은 한역의 제4권 끝부분에 해당하는 “~百千萬大樹(çië brgya phrag stoë du ma dag yod do, Ja. 240b, 대정. 20, p.63b)”이후의 경문이 티베트역에서는 Ja질 247b까지 증광되어 있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한편 티베트 불교의 닝마파에서 전승되고 있는『마니칸붐(maëi bkaù ùbum)』중에는 티베트 대장경의 것과 똑 같은 내용의『대승장엄보왕경』이 수록되어 있다. 여기서『대승장엄보왕경』은 방대한 분량의 육자진언관련 내용중에 지극히 적은 양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마니칸붐』속에서『대승장엄보왕경』은 남인도의 포타라카(potalaka)산으로부터 시작된 육자진언신앙이 경전으로 집대성되고, 거기에 육자진언을 활용한 의식의 집행을 통해서 육자진언의 무량한 공덕을 성취할 수 있다는 것을 밝히는 경전적 전거를 제공하고 있다. 나아가서 한문본 의궤중에서 이 진언의 활용에 대해서 설하는 것으로는 원나라(몽골)의 도액이 찬술한 현밀원통성불심요집(顯密圓通成佛心要集,대정. 46, p.989)이 있다. 이 의궤에서는 육자진언뿐만이 아니라 정법계진언, 호신진언, 준제진언, 보루각진언등의 진언들을 열거하면서 독송을 통한 공덕성취에 대해서 기술하고 있다. 특히 여기서는 진언을 인체에 포치독송함으로써 병환의 쾌유를 기원하는 내용들이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 중에는 아자와 월륜관을 혼합한 종자전성법도 기술되어 있다. 그리고『마니칸붐』의 내용은 부분적이기는 하지만 몽골을 거처서 우리나라에도 전파되었다. 현단계에서 우리나라에 전승되고 있는 육자진언관련 장외찬술집(藏外撰述集)들이 언제 어떤 과정을 거쳐서 성립되었는지 단정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현존하고 있는『성관자재구수육자선정(聖觀自在求修六字禪定)』을 비롯한『관세음육자대명왕신주경(觀世音六字大明王神呪經』,『육자대명왕다라니경』,『육자대명왕경(六字大明王經)』,『육자대명왕경지송법(六字大明王經持誦法』,『육자영감대명왕경(六字靈感大明王經)』등의 전개를 보면『마니칸붐』의 내용들이 부분적으로 채용되어 있으며, 이 내용들은 한역경전(漢譯經典)중에서 전혀 찾아 볼 수 없는 것들이다. 또한 현존하고 있는『고려대장경』이나『대정신수대장경』등에서도 이와 같은 찬술집명이나 내용들을 발견할 수 없다. 여기서 우리들은 『성관자재구수육자선정』을 비롯한 육자진언관련 찬술집들이 한역대장경과는 별개의 루트를 통하여 우리나라에 전파되었음을 알 수 있다.『대승장엄보왕경』,『마니칸붐』등과 그 맥을 같이 하는『성관자재구수육자선정』에는 육자대명왕진언의 광대한 공덕을 자사태마(刺思駄麻)가 전수하고, 그것을 다시 사팔자(思八刺)가 전수했다고 전해지고 있다.

2. 경전의 내용

『대승장엄보왕경』은 육자대명왕진언의 근원을 설하는 경전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현존하고 있는『대승장엄보왕경』가운데 가장 오래된 형태는 티베트역이며, 한역은 그보다 훨씬 뒤에 번역되었다. 한역의 경우 전체가 4권으로 이루어져 있고, 티베트역은 한역에 해당하는 내용 이외에도 상당량이 증광되어 있다. 이 경전은 육자대명왕진언의 위신력을 성취하기 위한 행법을 설한 경전으로 부처님께서 사위국급고독원(舍衛國給孤獨園)에서 제개장보살(除蓋障菩薩)에게 교설하신 내용이다. 첫 번째로 제일권에서는 관자재보살이 대아비지옥을 구제하는 모습과 염마왕이 관자재보살을 찬탄하는 내용을 설한다. 그리고 관자재보살의 위신력(威神力)과 이십신(二十身)으로 화현하여 중생을 제도하는 모습을 설한다. 나아가서 관자재보살이 과거세에 이미『대승장엄보왕경』을 설했다는 내용과 더불어 이 경에 의지해서 성취할수 있는 공덕의 내용에 대해서 설한다. 즉 여기서는 이 경을 듣고 독송(讀誦)하게 되면 오무간(五無間)을 소멸하고, 목숨을 다할 때에 십이여래(十二如來)가 다가 와서 맞이하며, 반드시 극락에 왕생한다고 설한다. 두 번째로 제이권에서는 관자재보살이 보시의 공덕과 지옥의 고통스런 모습이 묘사되어 있다. 그리고 관자재보살이 천궁에 이르러 묘엄이천자(妙嚴耳天子)를 제도하고, 사자국(獅子國)에 가서 나찰녀를 제도하고, 바라내대성(波羅奈大城)에 들어가서 충류(蟲類)를 화도(化度)하고, 마가타국(摩伽陀國)에서 기근으로 고통스러워하는 중생들을 구제한 내용들에 대해서 설한다. 아울러 허공장보살(虛空藏菩薩)은 관자재보살의 위신력이 광대함을 찬탄하고, 부처님께서는 관자재보살을 위해서 육바라밀을 설하고 있다. 세 번째로 제삼권에서는 부처님께서 관자재보살이 구족한 67삼마지(三摩地)로 화현하여 사자국 사람들을 나찰녀(羅刹女)의 재난으로부터 구제한 사건과 관자재보살 자신이 무량광대한 공덕을 구족하고 있음을 설하고 있다. 즉 여기서는 관자재보살이 갖춘 공덕은 광대하여 말로써 형용할 수 없을 정도지만 그것은 무자성(無自性)이기 때문에 보거나 들은 사람도 없다고 설한다. 그러나 한편으로 관자재보살은 사바세계를 제도하기 위해서 일체유정의 부모가 되어 무외(無畏)를 베풀며, 또한 그 보살은 육자대명(六字大明)을 가지고 중생을 제도하기 때문에 이 진언을 염송하면 원적지(圓寂地)를 증득한다고 설한다. 여기서 이 육자대명의 공덕은 광대하여 뜻으로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이며, 이 진언을 지송 하기만 하면 무수한 여래와 보살과 삼십이천등이 모이고, 사천왕과 용왕들이 지송자를 호위한다고 설한다. 또한 이 진언의 지송자는 다함없는 변재와 청정지혜와 대자비를 얻고, 그 지송자의 입으로부터 나오는 입김이 닿기만해도 그 사람은 보살위를 얻게 되며, 만약 손이 닿거나 그 사람을 보기만해도 보살위에 이른다고 설한다. 네 번째로 제4권에서는 부처님께서 육자진언을 수지하게 된 인연에 대해서 설한다. 즉 부처님께서는 육자대명왕진언을 수지하기 위해서 보상여래, 연화상여래, 무량수여래등에게 간청해 보았지만 획득하지 못하고, 결국 관자재보살로부터 이 진언을 수지하게 되었다. 여기서 관자재보살은 육자진언의 수지는 만다라행을 통해서 이루어진다는 것을 밝힌다. 즉 단(壇) 중앙에 오색의 보말(寶粖)을 가지고 무량수불을 도화하고, 그 오른쪽에 지대마니보보살(持大摩尼寶菩薩), 왼쪽에는 육자대명을 도화해야한다. 여기서 육자대명, 즉 관자재보살은 사비(四臂)를 갖추고 있으며, 왼손에는 연화를 들고, 그 연꽃위에는 마니보주(摩尼寶珠)가 놓여 있다. 그리고 오른손에는 수주(數珠)를 가지고 있으며, 아래의 두 손으로는 일체왕인(一切王印)을 결하고 있다. 또한 육자대명의 발 아래에는 천인(天人)을 그리고, 오른손에 향로, 왼손에는 발우를 들고 있는 형상이다. 만다라의 네 모서리에는 사천왕이 위치하고, 밖의 네 모서리에는 사현병(四賢甁)을 안치(安置)한다. 이와 같이 본 권에서는 육자대명을 수지하기 위한 만다라작법과 존상의 위치에 대해서 설한다. 여기서 만다라의 도화가 끝나고, 이어서 관자재보살은 육자대명왕진언 옴마니반메훔을 설한다. 이 때부터 육자진언이 전파되기 시작했다. 이 때 제개장보살은 육자대명왕진언을 수지하기 위해서 이 진언을 수지한 법사를 찾아 갔다. 제개장보살이 법사를 공양하고 육자대명왕진언을 전수해 달라고 간청하자 허공속에 관자재보살이 법사에게 육자대명왕진언을 전수해 주라고 명했다. 제개장보살은 진언을 전수받고 나서 석가모니여래가 계신 곳으로 갔다. 이상의 내용이『대승장엄보왕경』의 전체적인 줄거리이다. 여기서는 육자진언의 근원을 관자재보살에게 있는 것으로 규정하고, 그 법을 전수받는 대승의 보살로써 법사와 제개장보살을 등장시키고 있다. 또한 육자진언의 수지를 위해서 관자재보살은 만다라의 도화와 만다라행이 필요하다는 것을 설하고 있다. 여기서 우리들은『대승장엄보왕경』이 단순히 육자진언의 근원을 설하는 대승의 경전이 아니라 진언의 전수에서 밀교적 행법까지도 수용한 경전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3. 관세음과 육자진언

관세음(觀世音, avalokiteçvara)은 “세상의 소리를 관찰하시는 분”라고 번역하는데, 여기서 “관찰하시는 자”는 절대자를 의미하고, “세음”은 세간중생의 음성으로 현실에서 괴로움에 처해있는 중생들의 절규이다. 즉 관세음은 현실에서 괴로워하고 있는 중생들의 소리를 경청하는 절대자이며, 세간사람들의 음성을 계기로해서 나타나신 보살이다. 그러니까 관세음이라는 명칭은 관찰하는 자와 관찰되는 자를 의미한다. 구원을 바라는 중생들의 열열한 기원에 의해서 나타나는 구세주(救世主)가 관세음보살이시다. 따라서 고래로 이 관세음보살에게는 중생을 구제하는 위대한 힘이 있는 것으로 여겨져 왔다. 그 중에서『청관세음보살소복독해다라니주경(請觀世音菩薩消伏毒害陀羅尼呪經)』(대정. 20, p.36b)에서는 육관음(六觀音)의 위신력에 대해서 설하고 있다. 즉 관세음으로부터 여섯의 관음이 화현하여 육도중생을 구제하는 역할을 하고 있음을 밝히고 있다. 이 경전에서 말하는 육관음의 육자장구(六字章句)는 여섯 구(句)의 신주(神呪)가 아니라 여섯 관음의 명호를 말한다. 즉 『잡아함경』40의『보살본연경(菩薩本緣經)』제2에 의하면 “육자(六字)란 문자의 수로 여섯이 아니라 그 명칭이 여섯이다. 관음은 육취(六趣)를 이롭게 하기 때문에 여섯 개의 명칭이 있다”라고 설한다. 여기에 대해서 수나라 때 지의(智顗, 538~597)는 “여섯자의 장구다라니(章句陀羅尼)는 능히 번뇌장(煩惱障)을 부수고, 삼독(三毒)의 근(根)을 정화하여 불도(佛道)를 이루게 함에 틀림이 없다. 여섯자는 즉 육관세음이다. 이것은 육도의 삼장(三障)를 부순다. 말하자면 대비관세음(大悲觀世音)은 지옥도의 세가지 장애를 부순다. 이 도는 괴로움에 빠져 있어 대비(大悲)를 쓴다. 대자관세음(大慈觀世音)은 아귀도의 세가지 장애를 부순다. 이 도는 기갈(飢渴)에 처해 있어 대자(大慈)를 쓴다. 사자무외관세음(師子無畏觀世音)은 축생도의 세가지 장애를 부순다. 짐승의 왕이 위협하면 무외(無畏)를 써야한다. 천인장부관세음(天人丈夫觀世音)은 인도(人道)의 세가지 장애를 부순다. 인도에는 사리(事理)가 있으니 사(事)는 교만함을 절복시킬 수 있기에 천인(天人)이라고 하며, 이(理)는 곧 불성(佛性)을 보기 때문에 장부라고 한다. 대범심원관세음(大梵深遠觀世音)은 천도(天道)의 세가지 장애를 부순다. 범(梵)은 하늘의 주인이다. 주(主)를 나타내면 신(臣)을 얻는다”라는 견해를 밝히고 있다. 물론 여기에 등장하는 관세음의 명칭은 오늘날 통용되고 있는 관음이 아니지만 『다라니집경(陀羅尼集經)』,『칠불팔보살경(七佛八菩薩經)』,『마하지관(摩訶止觀)』등에는 관음의 특성을 인격화한 이들 여섯 종류의 관음이 등장한다. 이와는 별개로 널리 유통되고 있는 육관음은 성관음(聖觀音), 천수관음(千手觀音), 마두(馬頭觀音), 심일면관음(十一面觀音), 준제관음(准胝觀音), 여의륜관음(如意輪觀音)이다. 아울러 우리들이 간과하지 말아야 할 사실은『반야심경』과 관세음보살의 반야바라밀다행이다. 이 행에 담긴 내동들을 보면 관세음보살은 심반야밀다의 행을 통하여 불교의 제반 교리를 터득하고, 반야심주(般若心呪)를 통한 구극의 진리를 나타내고 있다. 이것은 관세음보살이 체득한 불교의 교리와 더불어 진언과의 관련성을 밝혀주는 중요한 전거가 된다. 이것은 훗날 관세음보살과 육자진언과의 관련성을 말해주는 단서일는지도 모른다. 하여튼 육자진언신앙의 발생과 전개는 한역경전에 나타나 있는 바와 같이 초기에는 육관음을 통하여 육도중생구제의 공덕을 성취하려는 데에서부터 시작된다. 이어서 관세음보살의 본심미묘진언으로 육자진언이 성립된다. 이 진언의 성립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원인을 생각할 수 있겠으나 관세음보살과 금강보살의 양대개념이 성립된 시점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먼저 관세음보살의 대자대비의 덕을 나타내는 진언으로 옴마니반메훔 육자진언이 성립하고, 지혜의 활동을 강조한 금강보살의 옴바즈레훔의 진언이 등장한 것이다. 이어서 육자진언에 대승의 제반사상과 교리를 연결시킨 새로운 형태의 진언으로 육자대명왕진언이 등장한다. 여기서 우리들이 주목해야 할 것은 이 진언에 밀교계 경전속에 등장하는 오불개념이 도입되었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양상은 한역경전중에서『금강정경관자재왕여래수행법』(대정. 19, p.74)에 나타나고 있다. 이것은 대략 8C~9C에 이루어 진 것으로 여겨진다. 이어서 9세기 초와 10세기 말에『대승장엄보왕경』이 각각 티베트어와 한문으로 번역됨으로써 육자진언 독송법은 경궤로써 정착하게 되었다.

4. 밀교와 육자진언

육자대명왕진언에는 종자자(種子字) 하나 하나마다 다양한 의미를 담고 있으며, 그러한 의미들은 진언을 염송함으로써 행자의 심신(心身)에 깃들게 된다. 그것은 어떤 의미에서 지극히 사변(思辨)적인 관념(觀念)에 지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신앙적인 측면에서 염송의 공덕은 반드시 일어날 수 있는 것이며, 부단히 정진했을 때 가능한 일이기도 하다. 여기서 티베트에서 찬술된『마니칸붐』에서는 기본적으로 불교의 근본교리를 바탕으로해서 대승불교의 교리를 수용하면서 티베트 독자(獨自)의 육자진언신앙의 교리체계를 수립하고 있다. 특히 『대일경』의 공성체득(空性體得)이나『금강정경』의 오불묘행성취(五佛妙行成就)등은『마니칸붐』의 교설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대일경』에서 설하는 무변공성(無邊空性)의 체득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적용하고 있다. 먼저 육근(六根), 육경(六境), 삼독심(三毒心), 대비(大悲)의 관계를 다음과 같이 설한다. “육취(六聚)를 벗어나서 해탈하는 것은 안계(眼界)에서 색고(色苦)가 없어지고 탐진(貪嗔)이 없어졌을 때, 이계(耳界)에서 소리가 들리지 않고 탐진(貪嗔)이 없어졌을 때, 비계(鼻界)에서 냄새를 맡는 일이 없고 탐진(貪嗔)이 없어졌을 때, 설계(舌界)에서 맛을 보는 것이 없고 탐진(貪嗔)이 없어졌을 때, 신계(身界)에서 촉각을 느끼는 근(根)에 탐진(貪嗔)이 없어지고, 의계(意界)에서 환희를 느끼는 것이 없고 탐진(貪嗔)이 없어졌을 때 이루어진다. 그와 같이 해탈하려면 그 주체가 되는 육취의 집지(執持)가 마음이고, 마음자체가 공(空)이라는 것을 깨달아야한다. 나아가서 묘락의 대비(大悲)를 수습했을 때 육취에서 벗어나 스스로 해탈할 수 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집착하는 마음을 버리고, 대치(對治)되는 것을 분리하면서도 자신의 마음이 공이라는 것을 깨달아야한다. 그리고 적의를 품는 것과 상봉하는 것을 떠나는 것도 마음을 공하게 했을 때 가능하다. 교의를 설하고 설하지 않는 것, 지혜와 무지, 탐진이 일어나고 일어나지 않음, 환희가 일어나거나 일어나지 않는 마음을 버렸을 때 평등적정(平等寂靜)의 경지에 도달할 수 있다. 황금을 보더라도 돌이라고 보는 그런 경지가 현명한 마음이다. 마음을 비우는 것으로부터 바라는 것과 바라지 않는 양극적 지위에서 벗어날 수 있다. 무집착(無執着)을 아는 지위에 이르는 것은 자비의 실천이다” 이 내용은 “공성(空性)은 근(根)과 경(境)을 떠나 있고, 무상(無相)․무경계(無境界)에서 모든 희론(戱論)을 초월한다. 무위(無爲)와 유위계(有爲界)를 떠나고, 모든 조작(造作)을 떠나며, 안이비설신의(眼耳鼻舌身意)를 떠났을 때 극무자성심(極無自性心)을 일으킨다”는 경문을 채용하여 확립한 교리이다. 다음으로 『마니칸붐』에서『금강정경』의 오부족성취(五部族成就) 개념은 육자진언염송을 통한 육도해탈(六道解脫)에 적용하고 있다. 즉 “육자진언을 지송하는 공덕은 불가사의해서 그 힘은 육도중생을 구제하고도 남을만하다. 만다라의 중앙에는 교설의 주재자인 비로자나부처님께서 최상의 주처에 머물고 계시니 옴마니반메훔을 독송하면 그 부처님께서 우치(禹癡)를 버리지 않는 자들에게 축생의 우매함을 잠재우게 한다. 그 동방에는 금강부족(金剛部族)의 최상주처에 세존 아축불이 머물고 계시니 옴마니반메훔을 독송하면 진에(瞋恚)를 버리지 않는 자들에게 지옥의 괴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는 힘을 불러 일으키신다. 남방에는 보부족(寶部族)의 최상주처에 세존 보생불이 머물고 계시니 옴마니반메훔을 독송하면 아만(我慢)과 인색함으로 가득한 아귀의 굼주림을 가라앉히는 힘이 일어난다. 서방에는 연화부족(蓮華部族)의 최상주처에 세존 아미타불이 머물고 계시니 옴마니반메훔을 독송하면 탐욕(貪慾)을 버리지 않는 자들에게 사람으로 태어나 겪는 괴로움을 잠재우게 한다. 북방에는 소작종성(所作種性)의 최상주처에 세존 불공성취불이 머물고 계시니 옴마니반메훔을 독송하면 질투(嫉妬)를 버리지 않는 자들에게 아수라의 질투로부터 벗어나게 하는 힘을 준다. 대자재의 최상주처에는 대자비를 갖추신 많은 존들이 머물고 계시니 옴마니반메훔을 독송하면 상(常)을 버리지 않는 자들에게 천(天)에서 추락한다는 괴로움이 사라지게 한다. 이것은 참으로 불가사의한 일이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이것은『금강정경「금강계품」의 본의를 채용하여 육자진언염송에 적용한 것이다. 「금강계품」에서는 금강계만다라의 37존을 상정한 다음, 그들 존격의 중심이 되는 비로자나, 아축, 보생, 아미타, 불공성취의 오불을 오부(五部)의 중존이자 오지소성(五智所成)으로 보고, 실지의 성취는 오상성신(五相成身)을 이루는 수법(修法)과 삼십이존유가법(三十二尊瑜伽法)을 통해서 가능하다고 본다. 단 여기서 제시한 수법(修法)은 이작법(理作法)에 해당하며, 만다라의 도화(圖畵), 입단관정(入壇灌頂) 등의 사작법(事作法)이 부가되어 수법(修法)의 골격이 이루게 된다. 나아가서 만다라경(曼荼羅境)을 체득하고, 실지를 성취하기 위한 방법으로 오종인지(五種印智)의 실천법을 제시한다. 물론『마니칸붐』에서는『금강정경』에서와 같은 조직적인 수법체계를 가지고 있지 못하다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들은 그 이념을 육자진언의 염송을 통하여 살리려한데 주목해야할 것이다. 이상과 같이 밀교경전의 교리는『마니칸붐』에서 다양한 양상으로 전개된다. 먼저 육자진언의 종자자를 육신(六身)에 배당하여 하나 하나의 종자(種字)는 불(佛)의 체(體)임을 밝히고 있다. 즉 옴은 법신(法身), 마는 수용신(圓滿報身), 니는 변화신(變化身), 파드는 자성신(自性身), 메는 현전보리신(現前菩提身), 훔은 불변금강신(不變金剛身)에 해당한다고 본다. 그리고 이들 육신을 불격(佛格)에 배당했을 때 옴은 일체중생을 섭수하는 대자대비존(大慈大悲尊), 마는 비로자나불, 니는 금강살타보살, 파드는 보생불, 메는 무량수불, 훔은 불공성취불에 해당한다고 본다. 또한 이들을 육지(六智)에 배당하면 옴은 법계지(法界智), 마는 원경지(圓鏡智), 니는 평등지(平等智), 파드는 관찰지(觀察智), 메는 성소작지(成所作智), 훔은 구생자연생지(俱生自然生智)에 해당한다고 본다. 나아가서 이들을 수행자의 발심(發心)에 배당하면 옴에 의해서 원보리심(願菩提心)을 일으키고, 마에 의해서 입보리심(入菩提心)을 일으키고, 니에 의해서 불이보리심(不二菩提心)을 일으키고, 파드에 의해서 법성보리심(法性菩提心)을 일으키고, 메에 의해서 지혜보리심(智慧菩提心)을 일으키고, 훔에 의해서 승의보리심(勝義菩提心)을 일으킨다고 본다. 이와 같은 교리체계 확립은 티베트에서 이루어졌지만 우리나라에서도 불신(佛身)에 대한 관점은 매우 유동적이었다. 조선시대의『진언도차제집(眞言道次第集)』을 보면『금강정경』계통의 오불을 비로자나화신, 아축화신, 보생화신, 아미타화신, 불공성취화신등으로 부르기도 했다. 또한『성관자재구수육자선정』과『육자대명왕신주경』에서는 “옴자는 중명왕(衆明王), 마자는 동방의 부동불(不動佛), 니자는 남방의 보생불(寶生佛), 반자는 서방의 무량수(無量壽), 메자는 의성취불(意成就佛), 훔자는 집금강(執金剛)”에 배당하고 있다. 이와 같은 사고는 그 원류를『비밀집회경(秘密集會經)』에서 찿을 수 있다. 이 경전에서는 오불을 금강비로자나, 금강아축, 금강아미타, 금강불공성취라는 명칭으로 부른 예가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다양한 불격(佛格)을 등장시키면서도 제불보살신(諸佛菩薩身)에 대해서 다즉일(多卽一), 일즉다(一卽多)의 통합개념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사고는 제불보살의 집회를 의미하는 만다라의 이념과 일치하는 것이기도 하다. 따라서 『마니칸붐』에서 육신(六身), 육지(六智), 육심(六心)을 육자진언에 배당할 때 매우 유동적일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나아가서 육자진언과 오불오지(五佛五智)의 관계에 대해서도『성관자재구수육자선정』의 경우, 육자진언에 오불과 금강보살을 각각 배당할 때와 옴자에 오불오지를 배당하는 경우가 있다. 여기서 후자의 경우는 『마니칸붐』의 “옴자에는 법계체성지, 대원경지, 평등성지, 묘관찰지, 성소작지의 다섯가지 지혜가 충만해있고, 이는 비로자나불, 아축불, 보생불, 아미타불, 불공성취불의 오신(五身)을 구족하고 있다”라는 관점과 일치한다. 이것은 오불오지와 성음(聖音) 옴자의 관계를 제불제성(諸佛諸聲)의 근원으로 본 것이다. 이상에서와 같이『대승장엄보왕경』은 티베트어와 한문으로 번역되어 육자진언을 통한 행법과 진언독송신앙의 근거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티베트에서는『마니칸붐』이라는 육자진언교전이 성립되면서『대승장엄보왕경』을 근간으로 한 육자진언신앙은 교리적으로 체계화되고, 밀교경전과의 관련성을 가지면서 전개되었다. 특히『대일경』,『금강정경』의 교리를 수용하여 공성체득과 오불지혜의 획득등의 내용이 부가되어 밀교적 양상을 띠기도 하였다. 나아가서『대승장엄보왕경』과『마니칸붐』의 교설은 티베트로부터 몽골을 거처서 우리나라에도 전파되었다. 여기서 한반도에만 존재하는『성관자재구수육자선정』등의 찬술집들이 편찬되기에 이르렀다.

Ⅳ. 보리심론(菩提心論) 1. 작자와 저작연대

『보리심론』의 정식명칭은『금강정유가중발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론 (金剛頂瑜伽中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論)』(대정. 32, p.572)으로 산스크리트본이나 티베트역등은 존재하지 않고, 오직 한역만이 전해지고 있다. 여기서 이 논은 고래로『금강정경』에서 설하는 밀교수행의 입장으로 부터 어느 한쪽에 기울어짐이 없는 무상정등(無上正等)의 지혜를 추구하는 마음을 일으키는 논, 혹은 관법과 다라니를 통해서 보리심을 닦아 가는 논이라는 의미로 해석되고 있다. 그리고 “금강정유가중”은『금강정경』의 교설을 근간으로 하고 있다는 것을 나타내는 것이며, “발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 (anuttaräyäà samyaksaàbodhau cittam utpädaà)”은 “마음을 무상정등각을 향해서 일으킨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논의 작자는 용맹(龍猛, nägärjuna, 150~250)보살이며, 번역자는 불공(不空, 705~774)으로 되어 있다. 그러나 작자에 대해서는 인용문의 내용과 논의 전개로 볼 때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실재로 논의 내용으로 볼 때, 삼마지의 단에서『공양차제법』,『대일경소』등의 내용이 인용되어 있다. 그리고 논의 첫머리에 “대아사리”라는 명칭이 등장한다. 이것은 불보살을 지칭하는 명칭이 아니라 용맹이 작자라면 여기서 대아사리는 금강살타를 지칭하는 것이 된다. 따라서 용맹이라는 작자와 실재로 논을 설한 작자가 불일치하는 것이다. 또한『정원습유록(貞元拾遺錄)』에 불공집(不空集)이라고 되어 있다. 이러한 내용들은 이미 이 논이 용맹의 것이 아니라는 것을 지적하는 입장에서 제기되어 온 것이다. 한편 이와는 반대로 이들 내용은 후세에 불공이 번역하는 과정에서 용어가 잘못 표기된 데에서 기인한다고 보는 견해도 있다.

2. 논의 구성

『보리심론』에서는 맨 처음에 발심의 상(相)을 설하고, 다음에 행원(行願), 승의(勝義), 삼마지(三摩地)의 3단으로 나누어 보리심의 행상(行相)을 밝히고 있다. 그리고 문답을 통해서 이승보살(二乘菩薩)의 수행과 밀교의 삼마지법문(三摩地法門)의 상을 밝힌다. 마지막으로 보리심의 덕을 찬탄하고, 만약 불의 지혜를 획득하기 위해서 보리심에 통달한다면 현재의 몸 그대로 깨달음을 증득할 수 있다는 게송으로 끝을 맺고 있다. 첫 번째로 행원보리심은 법계의 일체중생이 동근동체(同根同體)라는 것을 관해서 일체중생을 모두 무상보리로 이끌고, 거기에 안주하도록 하는 하는 대비심을 가리킨다. 즉 동체대비(同體大悲)의 마음에 머물러서 화타(化他)를 행하는 마음인 것이다. 행원이란 용어중에서 “행”은 널리 삼밀, 육도, 사섭등 이타자리의 모든 행을 일컫는 말이지만 여기서는 특히 화타의 행을 말한다. 그리고 “원”은 오대서원등 제불보살의 서원을 말하며, 화타의 원을 일컫는다. 두 번째 로 승의보리심은 심반야심(心般若心)이라고도 일컫는다. 즉 승의란 수승한 법과 열등한 법을 잘 구별해서 열등한 법을 버리고, 수승한 법을 취해서 닦아 가는 것을 말한다. 즉 일체의 제법은 자성이 없다는 것을 관찰해서 만유의 실상을 밝히고, 모든 가르침의 얕고 깊음, 수승하고 열등함을 가려 밀교의 진언행도(眞言行道)를 닦는 것을 말한다. 세 번째로 삼마지보리심이란 세간과 출세간이 불이(不二)라는 이치를 깨달아서 자타평등의 관념에 머무는 상태이다. 따라서 삼마지보리심을 보리심의 체로 보고, 행원과 승의보리심을 보리심의 작용으로 간주하여 삼마지는 정(定), 승의는 지(智), 행원은 비(悲)의 덕을 갖춘 것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3. 보리심론의 특징

『보리심론』에서 설하는 내용의 주류는『대일경』과『금강정경』의 교설이다. 먼저 보리심을 일으키는 이유에 대해서『대일경』에서 설하는 삼구법문(三句法門)의 교설을 인용하여 “보리심을 인으로 하고, 대비를 근으로 하고, 방편을 구경으로 한다”고 전제하고 있다. 그리고 행원보리심과 승의보리심을 통해서 보리심의 체인 삼마지보리심에 도달하는 방법으로 먼저 일월륜관을 들고 있다. 이것은『금강정경』의 교설을 근간으로하여 금강계삼십칠존을 출생시켜가는 과정을 설하는 것이다. 그리고 『대일경』의 아자관을 통해서 팔엽연화에 떠오르는 태장대일의 모습을 종자로써 현현시키고, 궁극적으로 금태(金胎)의 원륜과 아자를 상응시키는 단계에 도달하도록 하고 있다. 나아가서 수행도로써『대일경』의 삼밀수행과『금강정경』의 오상성신 성취과정을 들고 있다. 이와 같이『보리심론』은 인도 중기밀교의 대표적 경전이라고 할 수 있는『대일경』과『금강정경』의 내용을 종합하여 만들어진 논이라고 할 수 있다.

Ⅴ. 실행론(實行論)

『실행론』은 불교와 밀교의 교리를 바탕으로 해서 진각성존 회당 대종사의 종교적 실천이념을 집대성한 진각종 최고의 실천강요이다. 진각종은 교설의 주체인 대일여래와 수행본존 육자대명왕진언을 근간으로 해서 교리체계와 실행체계가 확립되어 있다. 그 중에서도『실행론』은 대일여래 교설의 현현인 육자대명왕진언을 신행의 본존이자 수행의 방편으로 확립하고, 그와 같은 교리체계를 근간으로 한 육자진언염송의 공덕성취와 실천행을 강조하고 있다. 먼저 교설의 주체인 대일여래에 대해서 “비로자나부처님은 시방삼세하나이라 온 우주에 충만하여 없는 곳이 없으므로 가까이 곧 내마음에 있는 것을 먼저 알라” 라고 설한다. 이것은 교설의 주체와 행자의 관계를 설정하여 신행의 방법론을 제시하기 위한 것이다. 여기서 행자들의 마음속에 새겨 있는 불심인인 삼매왕, 다시 말해서 자성법신을 체득하기 위해서 항상 삼밀행의 실천을 강조한다. 거기서 삼밀행은 결인과 진언과 관법을 통해서 이루어지는 것으로 결인은 금강지권인이요, 진언은 육자대명왕진언이요, 관법은 육자관법이다. 여기서 대일여래의 금강지권인과 육자대명왕진언은 진각종 교리의 핵심이자 수행의 근간이 되는 것이다. 『실행론』에서는『금강정경』의 금강계오불을 육자진언에 배당하여 이 진언속에 비로자나불, 아축불, 보생불, 아미타불, 불공성취불의 공덕이 함장되어 있는 것으로 보고, 육자진언을 염송하면 “비로자나부처님이 항상 비밀한 가운데 모든 법을 설하여서 무량하고 미묘한 뜻 자증하게 함이나라”라고 설한다. 또한 “옴은 단시, 마는 지계, 니는 인욕, 반은 정진, 메는 선정, 훔은 지혜”의 뜻을 함장하고 있기 때문에 이 여섯자에 담겨 있는 육행의 행상을 관하면 생노병사의 고통과 온갖 재액이 소멸된다고 설한다. 이와 같은 진각성존 회당 대종사의 교설은 육자심인의 자내증 교설이라고 할 수 있다. 그것은 스스로『대일경』과『금강정경』과『대승장엄보왕경』에서 설하는 교설의 핵심인 삼밀과 오불과 육자진언의 교리를 체득하고,『실행론』을 통해서 그 경지를 설한 것이다. 여기서『실행론』은 행자들을 육자심인의 자내증 경지로 인도하기 하기 위해서「육자관행법」,「수행문답」을 통해서 진언의 염송 방법을 밝히고 있다. 나아가서「당체법문」,「인과의 말씀」,「열반해인」,「무상게송」등을 통해서 육자심인의 자내증 교설을 생활 속에서 구현할 수 있는 길을 제시하고 있다.